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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12.12 조회수 3623
작성자 관리자 이메일 drallergy75@gmail.com
제목
말기 암환자에 대한 접근
잘 알고 지내는 한 형님이 얼마전 어려운 일을 당하셨습니다. 형님의 어머님이 담관암 진단을 받으셨던 것입니다. 형님의 어머님은 85세로 돌아가시면 호상이라는 말을 들을만큼 장수하신 분이셨습니다.

어머님이 진단을 받으실 무렵, 의사인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어머님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게 좋을지 안알려드리는 것이 좋을지 자문을 구했습니다.

흔히들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돌아가실 분에게 병명을 명확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분이 좌절하고 낙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매우 가슴아픈 일입니다. 실제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심리상태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곤 합니다. 

처음에는 부정을 하게 됩니다. 아마 오진일거야, 하면서 다른 병원의 다른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다시 받아보곤 하는 과정은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못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단계는 분노 입니다. 왜 나같이 착하게 살아온 사람이 암이 걸리나? 나같이 건강 챙길 것 다 챙긴 사람이 왜 암이 걸리나? 신이 도대체 있는 것인가? 실제로 일어나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같은 것을 보면 애꿎은 의사의 멱살을 잡으면서 "오진이야" 하고 소리치기도 하는 것이 멋있게 보이기도 합니다 .제발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의사가 뭔 죄입니까?

세번째 단계는 타협입니다. "하나님 제 딸이 시집가는 것만이라도 보고 죽게 해 주세요." 하는 기도를 올리기도 합니다. 

네번째 단계는 절망입니다. 어차피 죽을 것 식사는 하면 뭣해 하면서 식사를 잘 안해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한 체력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흔히 보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수용입니다. 이 때 부터 사람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죽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들, 재산이나 사업등을 정리하고, 가족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와같이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리상태는 여러 격변의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제가 그 형님에게 되물었습니다. 

"형님 한번 생각해 보세요. 형님이 암에 걸렸다고 합시다. 근데 형수님이 의사와 짜고, 형님이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안해주고, '그냥 별것 아니래. 다 좋아진데.' 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형님 인생은 앞으로 6개월 남았습니다. 형님은 아무것도 아닌 줄 알고 안심하고 살다가, 마지막 2개월 쯤 되었을 때 고통이 심해지고 그 때 가서 암인줄 알았다고 합시다.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죽음을 앞둔 사람 입장에서 6개월은 매우 긴 시간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는 4개월 정도를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에 매달리면서 엄청난 돈을 쓰곤 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해 볼거야 그래야 후회가 없지.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한두달을 남겨두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곤 합니다.

보다 나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요양병원에서 많은 노인들의 죽음을 지켜보는 의사인 저로써 제안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 때, 우리는 크게 3가지를 해야 합니다. 

1.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한다. 
2. 죽음을 대비해서 재산과 사업, 자신의 인생을 정리한다. 
3. 사랑하는 사람과 의미있는 시간을 가진다.

치료를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분명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적 치료를 위해 남은 기간을 100% 써 버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방법은 남은 시간을 3등분 해서 위의 세가지를 잘 균등해서 보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 입니다.
암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 그리고 곧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얘기해야 하는 것일까?
당연히 얘기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의미있게 끝마치도록 배려를 해야 합니다. 

그분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이 괴롭다고 안알리는 것은 나를 위한 일이지 환자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슬픔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슬픔은 죽음을 받아들이기 전에 정상적으로 거쳐야하는 필요한 단계입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어린아이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경우입니다. 어린아이들도 소아암이라는 것이 있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어린아이에게는 죽기 하루전까지 그 아이가 곧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아이의 인생도 어엿한 한 사람의 인생인데, 부모의 마음 편하고자 그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닐런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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